
사극에서 왕비 역을 단골로 맡으며 기품 있는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중견 배우 김용선의 굴곡진 개인사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3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채무를 남긴 채 홀연히 잠적해 버린 남편을 대신해, 빚을 갚고 치매 투병 중인 노모까지 돌보며 홀로 이혼 절차를 마무리해야 했던 그의 처절한 삶의 궤적이 대중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김용선은 과거 지인의 소개로 만난 무역업 종사 사업가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신혼 초창기만 해도 자상하고 가정적인 남편과 함께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영위하는 듯했다.
그러나 2006년, 남편의 사업이 급격히 기울며 부도를 맞게 되면서 평온했던 가정은 한순간에 파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시 남편이 떠안은 부채 규모는 2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감당 불가의 액수였다.
경제적 파국이 닥치자 남편은 무책임한 선택을 내렸다. 며칠씩 집을 비우며 겉돌기 시작하더니, 끝내 아내와 가족을 버려둔 채 종적을 감췄다.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 내몰린 김용선은 남은 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친정의 금전적 도움까지 끌어모아 남편이 남긴 막대한 빚을 감당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극에 달한 시기에 친정어머니마저 치매 진단을 받으며, 그는 채무 변제와 병간호라는 가혹한 이중고를 홀로 짊어졌다.
남편의 무책임한 방관은 무려 4년이나 이어졌다. 단 한 번의 연락조차 없이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그는 결국 서류상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결단했다.
김용선은 남편의 행방불명과 장기간의 가정 방치를 사유로 법원에 이혼을 청구했고, 당사자인 남편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롭고 고통스러운 나홀로 이혼 절차(공시송달)를 밟았다.
훗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은 그는 “상대 없이 혼자 이혼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뼈아프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모른다”며 당시의 비참했던 심경을 담담히 토로해 주위의 숙연함을 자아냈다.
대중에게는 늘 우아하고 강인한 왕비의 모습으로 각인되었던 배우 김용선. 그 화려한 브라운관 이면에 숨겨져 있던 처절한 생존기와 상처로 얼룩진 홀로 이혼의 전말은, 무책임한 배우자가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깊은 상흔을 남기는지 묵직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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