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촬영 중 주연급 배우가 임신을 하면 제작 현장은 큰 혼란에 빠지기 마련이다. 전개상 캐릭터를 급히 유학 보내거나 사고로 처리해 하차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배우의 실제 임신을 대본에 그대로 반영해 만삭의 몸으로 촬영을 이어가고, 갓 태어난 친자식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선 여배우가 있다.


KBS 1TV 장수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서 맏딸 ‘순자’ 역을 맡았던 배우 송채환의 이야기다.
1998년 영화감독 박진오와 결혼한 송채환은 2001년 이 드라마에 합류했다. 그러다 결혼 6년 만인 2004년, 기다리던 첫 아이를 갖게 됐다. 촬영에 피해를 줄까 염려해 초기에는 알리지 못하다가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자 제작진에게 어렵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하차 통보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제작진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극 중 순자 역시 임신하는 것으로 줄거리를 전격 수정한 것이다. 송채환은 복대나 특수 분장 없이 실제 만삭의 몸으로 임산부 연기를 소화했다.
드라마 속 순자의 출산 일정과 현실의 출산 시기가 맞아떨어지면서, 송채환은 화면 안팎에서 동시에 첫 딸을 품에 안았다.
놀라운 일은 2년 뒤인 2006년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도 반복됐다. 제작진은 망설임 없이 순자의 둘째 임신과 출산 이야기를 대본에 다시 녹여냈다. 송채환은 둘째 아들을 출산하고 불과 15일 만에 촬영장에 복귀했다.
이때 순자가 포대기에 싸서 안고 등장한 갓난아기는 섭외된 대역 영아가 아니라 송채환이 실제로 낳은 친아들이었다. 모성애를 굳이 연기할 필요도 없이 현실의 육아가 방송 화면에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신생아 양육과 잦은 지방 야외 촬영을 동시에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송채환은 2006년 3월 ‘순자, 안녕’ 편을 끝으로 5년간 정들었던 작품을 떠났다.
극 중 순자가 서울로 떠나는 마지막 촬영 날, 송채환은 현실의 삶과 배역이 겹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고 한다.
배우 송채환은 드라마와 홈쇼핑 방송 등 다방면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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