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80년대 배우와 진행자, 가수로 활약한 정소녀가 근거 없는 소문으로 방송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연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당사자가 여러 차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오랜 기간 반복되며 그의 활동과 명예에 상처를 남겼다.

정소녀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73년 MBC 공채 탤런트 6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듬해 영화 ‘이름 모를 소녀’의 주연을 맡아 주목받았으며, 이후 ‘욕망’, ‘7인의 말괄량이’ 등에 출연했다. TBC ‘쇼쇼쇼’와 KBS ‘가족오락관’을 진행하고 가수 최병걸과 듀엣 음반을 발표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를 따라다닌 소문은 1975년 7월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오마르 봉고 당시 가봉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
이듬해부터 봉고 대통령과 한국 연예인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소녀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만났거나 사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신뢰할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소녀는 과거 방송에서 당시 가봉이라는 나라조차 알지 못했다며 소문을 강하게 부인했다. ‘가족오락관’을 함께 진행한 고 허참 역시 여러 해 동안 방송 현장에서 정소녀가 임신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는 취지로 의혹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다만 소문이 퍼진 직후 정소녀가 방송가에서 사라졌다는 설명은 실제 활동 연표와 맞지 않는다. ‘가족오락관’은 1984년 처음 방송됐으며, 정소녀는 1980년대 중반부터 약 6~7년 동안 여성 진행자로 활약했다. 그는 훗날 소문과 관련한 항의전화가 방송국에 이어지면서 갑작스럽게 MC 교체 통보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정소녀는 이후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도 스스로 물러났으며 자신감과 삶의 의욕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모든 연예 활동이 즉시 중단된 것은 아니다. 1990년 전후까지 영화에 출연한 뒤 긴 공백기를 가졌고, 2005년 영화 ‘썬데이 서울’을 통해 스크린에 복귀했다.
정소녀의 사례는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이 반복적으로 유통될 때 한 개인의 명예와 직업 활동에 얼마나 오랜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자극적인 이야기를 사실처럼 단정하거나 근거 없이 다시 확산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