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시청률 11.0% 돌파, 침체기 OCN을 구원한 ‘경이로운 소문’의 미학

한때 대한민국 장르 드라마의 거두는 단연 OCN이었다. ‘보이스’, ‘터널’, ‘나쁜 녀석들’ 등 선이 굵고 치밀한 수사극과 스릴러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구축한 장르물 명가라는 브랜드는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2020년을 전후해 OCN이 선보인 작품들은 연이어 1~2%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극심한 정체기에 빠졌다.
채널의 정체성이 흔들리던 시점, 수목 드라마의 자존심을 건 구원투수로 등판한 작품이 바로 웹툰 원작의 ‘경이로운 소문’이었다.
첫 방송 시청률은 2.7%에 불과했으나, 이 작품이 케이블 채널 전체의 지형도를 바꿀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경이로운 소문’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첫 번째 동력은 신선하고 일상적인 설정의 비틀기였다.
화려한 가면이나 전신 슈트를 입은 서구식 히어로 대신, 낮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는 ‘언니네 국수’의 평범한 직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사후세계에서 탈출한 악귀를 잡는 카운터라는 이중생활 설정은 대중적 친근감을 확보했다.
원작 웹툰이 지닌 탄탄한 세계관을 입체적인 액션과 판타지, 미스터리, 휴머니즘으로 가공해 낸 극본과 연출은 장르물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을 허물고 광범위한 시청층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초반 흥행 몰이의 핵심은 단연 속도감 넘치는 사이다 전개였다. 어린 시절 의문의 사고로 부모를 잃고 다리마저 불편해진 고등학생 소문이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시달리다 카운터로 각성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인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약자였던 인물이 초능력을 얻어 불의한 권력과 폭력을 직접 제압하는 구도는 고구마 전개에 피로감을 느끼던 대중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다.
이는 단순한 사적 제재에 그치지 않고 권선징악의 명확한 선악 구도 속에서 빠른 리듬으로 전개되며 시청률 상승곡선의 기폭제가 되었다.
하지만 단순한 일회성 액션물이었다면 역대급 기록을 세우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소문의 부모님이 당한 비극적인 교통사고 뒤에 인간의 영혼을 먹는 악귀 지청신이 얽혀 있다는 진실을 파헤치며 처절한 복수극과 휴먼 드라마로 영역을 넓혔다.
부모의 영혼을 구원하고 악의 근원을 단죄하려는 주인공의 감정선, 그리고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카운터 동료들의 끈끈한 유대감은 작품에 묵직한 서사적 무게감을 더했다.
액션과 복수, 가족애가 조화를 이루며 드라마는 단순한 웹툰 이식을 넘어 독자적인 생명력을 얻었다.
입소문을 탄 ‘경이로운 소문’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끝에 최종회에서 11.0%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OCN 창사 이래 최초의 두 자릿수 시청률이자 최고 성적으로, 장르물 채널로서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회복시킨 사건이었다.

성공적인 흥행은 이후 시즌2 제작이라는 결실로 이어졌으며, 티빙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도 꾸준한 정주행 열풍을 일으켰다. 원작 재해석의 성공적인 모범 답안을 제시한 이 작품은 화끈한 사이다 액션과 감동을 동시에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최고의 한국형 히어로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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