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카카오T로 불거진 ‘팁 문화’ 도입 논란
최근 카카오T에서 팁 주기 기능이 추가되어 논란이 되었는데요.
잔돈이 애매하게 남을 것 같을 때, 이를 회수하기보단 기사님께 그냥 드리던 관행을 서비스로 도입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서양 문화권에 자리 잡은 ‘팁 문화’.
이제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심지어, 식당과 카페 등지에서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팁을 달라’며 권유 아닌 권유를 하는 경우도 생겨났는데요.
이를 목격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팁 문화에 대해, 많은 사람이 반감을 품는 것 같은데요.
이 팁 문화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나라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팁 문화의 양상은 어떠한지 알아보겠습니다.
② ‘팁 문화’ 도대체 뭐길래
말로만 들어본 팁 문화는 도대체 무엇이고,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팁은 원래 17세기 유럽 상류층의 문화였는데요.
이후 미국에서 흑인 노예가 해방되면서 서비스업 종사자가 늘어나게 되자, 이 문화를 들여와 낮은 임금을 주고 팁으로 메꿔 생활하게 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음식점이나 카페를 이용한 뒤, 직원의 친절한 서비스에 보답하는 의미로 현금을 주는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팁 문화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요.
많은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 것처럼, 팁도 디지털로 지불하게 되었습니다.
태블릿이나 키오스크 화면에 팁 지불 화면이 등장하고, 고객들이 팁 금액을 선택하는 것이죠.
사실 이런 부분 때문에 팁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 이런 팁 문화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원래 팁을 지불하는 것은 고객의 자발적인 행동이어야 하지만, 언젠가부터 미국에서도 이를 ‘예의’로 생각하면서 강제성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때 직원과 직접 대면하고 대우받고서도 팁을 남기지 않으면 무례하다고 여기기도 한다는데요.
이제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금액이 적정한지 고민해야 하고, 팁 자체에 부담을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일종의 추가 금액을 강요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에, 많은 미국인이 이를 불쾌하게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미국의 금융서비스 회사인 Bankrate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6%가 팁 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팁 문화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에 반대할 수밖에 없죠.
③ 한국에서 팁을 요구한다면?
팁 문화의 이런 부정적인 측면을 의식해서인지, 카카오T에서도 강요나 대가성으로 팁을 요구한 경우에는 신고해달라는 문구를 추가하고 있는데요.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몇몇 국내 카페와 음식점에서 팁을 요구하는 일이 생겨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연남동에 팁 요구하는 카페가 생겼다며 팁 금액을 선택하는 화면을 보여줬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말한 미국의 디지털 팁 문화를 적용한 거라고 볼 수 있죠.
이들은 팁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은근한 권유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고 있는데요.
한국에서의 팁 요구는 사실,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팁을 강요하지 못하고 은근하게 권유하는 이유, 그리고 여러분께서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 드릴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팁을 강제로 요구하는 것은 불법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봉사료 등을 포함한 ‘최종 가격’을 소비자들이 볼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메뉴판에서 봤던 금액을 이미 지불한 것이라면, 그 외의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식품위생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것이죠.
음식점에서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강제할 수가 없는 것인데요.
판매자들이 이를 강제할 수 없는 만큼, 여러분도 당당하게 거절할 권리가 있습니다.
정말 서비스가 좋아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함으로 팁을 주고 싶은 것이라면 상관없죠.
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는데, 태블릿 화면을 보여준다는 이유만으로 부담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법적으로 강제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팁을 줄 의사가 없으시다면 뜻대로 거절하면 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