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외로움, 시대를 잘못 만난 여가수 유니를 기억하며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 가요계는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압도적인 비주얼로 무대를 압도했던 한 여가수의 등장으로 들썩였다. ‘제2의 이효리’라 불리며 대중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던 가수 유니(U;Nee, 본명 허윤)의 이야기다.
당시 모든 여가수가 립싱크를 당연시하던 시절에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며 탄탄대로의 길을 걸을 것만 같았던 그녀는, 안타깝게도 화려한 조명 뒤에 숨겨진 차가운 시선과 마주해야 했다.
어머니의 반대를 무릎 쓰고 아역 배우로 먼저 연예계에 발을 들인 그녀는 중학생 시절인 1996년 KBS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영화 ‘본 투 킬’, ‘세븐틴’, ‘질주’ 및 KBS 사극 ‘왕과 비’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배우 ‘이혜련’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먼저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연기자로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2003년 자신의 본명에서 따온 ‘유니’라는 예명으로 첫 번째 솔로 앨범 ‘U;Nee Code’를 발표하며 가수로 파격 변신했다. 데뷔곡 ‘가’에 이어 2005년 발매한 2집 앨범 ‘Passion & Pure’의 타이틀곡 ‘Call Call Call’로 독보적인 섹시미와 무대 장악력을 보여주며 솔로 여가수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그러나 대중의 큰 관심은 곧 독이 되어 돌아왔다. 파격적인 콘셉트와 의상을 향해 쏟아진 근거 없는 비난과 도를 넘은 악성 댓글(악플)은 마음이 여렸던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무분별하게 이어지는 악플의 수위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졌고, 홀로 감당해야 했던 정신적 고통과 외로움은 점차 그녀를 갉아먹었다.

결국 그녀는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준비 중이던 3집 앨범 ‘하니’의 뮤직비디오 촬영을 단 하루 남겨둔 시점에 향년 25세의 꽃다운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하며 세상과 작별했다. 뛰어난 재능과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익명의 가면을 쓴 악플러들의 무차별적인 언어폭력 앞에 무너져야 했던 그녀의 비극은, 당시 연예계 안팎으로 사이버 테러와 악플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그리고 시대를 잘못 만났던 비운의 여가수 유니. 그녀가 남긴 무대 위 당당했던 모습과 목소리는 여전히 많은 팬들의 기억 속에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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