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좀 걸으면 안 될까”… 故 전유성, 임종 직전까지 잃지 않은 ‘뼈그맨’의 품격

‘대한민국 개그맨 1호’이자 코미디계의 대부 고(故) 전유성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후배들에게 잊지 못할 마지막 유머를 남긴 일화가 뒤늦게 알려져 먹먹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한 후배 코미디언 김동하, 곽범, 이선민, 이재율은 고인을 추억하며 병상에서 있었던 마지막 대화를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코미디언 김동하는 고 전유성이 별세하기 며칠 전 병실을 찾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김동하는 “선생님이 목요일에 돌아가셨는데, 그전 월요일에 뵈러 갔었다. 당시 인공호흡기를 끼고 계신 모습이 너무 슬펐다”며 입을 뗐다.
위중한 상황 속에서도 고인의 유머 감각은 빛을 발했다. 김동하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간호사가 상태를 살피며 “선생님, 지금 호흡이 너무 빨라요. 관리 잘하셔야 해요”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자 인공호흡기를 차고 가쁜 숨을 몰아쉬던 전유성은 힘겹게 입을 열어 이렇게 답했다.

“그럼… 호흡이 좀 걸으면 안 될까?”
‘호흡이 빠르다’는 말을 듣자마자 이를 ‘뛰는 것’에 비유해 ‘걷는 것’으로 받아친 것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임종 직전의 순간에도 찰나의 해학을 놓지 않았던 고인의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일화를 전한 김동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참 만감이 교차했다. ‘이것이 우리 코미디언들의 운명인가’ 싶은 생각에 슬프면서도, 끝까지 개그맨으로 남으려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를 듣던 MC 신동엽은 고 전유성과의 오랜 인연을 떠올리며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신동엽은 “전유성 형님은 평소에도 웃기려고 억지로 발악하지 않는 분이었다”며 “너희들도 앞으로 개그를 하면서 무언가에 반드시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 너무 매몰될 필요가 없다. 형님처럼 자연스럽게 삶 자체가 유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전유성은 2025년 9월 25일 오후 9시 5분경, 폐기흉 증세 악화로 전북대학교병원에서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그는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국내 최초로 창안했으며, 대학로 소극장을 중심으로 한 공연 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한국 코미디의 형식을 바꾼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신동엽을 비롯해 수많은 후배를 발굴하고 양성하며 ‘코미디계의 대부’로 존경받았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만의 유머로 세상과 작별하며 진정한 희극인의 자세를 몸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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