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사랑’에서 ‘법적 공방’까지… 백윤식과 전 연인의 11년 잔혹사

배우 백윤식(77)을 둘러싼 과거 사생활 폭로 논란이 최근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일단락되며 다시금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30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한 ‘세기의 사랑’으로 주목받았던 이들의 관계는 결국 9년 만에 출간된 폭로성 에세이와 이어진 소송전으로 얼룩진 채 마침표를 찍었다.
사건의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66세였던 베테랑 배우 백윤식과 36세였던 지상파 방송사 K 기자의 열애 사실이 보도되며 연예계는 발칵 뒤집혔다. 두 사람은 서른 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연인 관계임을 인정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축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열애 공개 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K 기자가 백윤식의 사생활과 자녀들과의 갈등을 폭로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비록 기자회견은 당일 취소되었으나, 두 사람의 신뢰 관계는 이미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진 상태였다.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가던 이들의 관계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22년이다. K 기자가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 『알코올 생존자』를 출간하면서부터다.
해당 도서에는 백윤식과의 첫 만남부터 교제 과정, 결혼 및 임신 준비, 그리고 결별에 이르기까지의 사적인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특히 ‘첫날밤’이나 ‘시험관 아기 계획’ 등 매우 민감한 개인사가 포함되어 있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K 기자는 책을 통해 “오해를 풀고 싶었고, 인생의 한 페이지에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며 집필 이유를 밝혔으나, 당사자인 백윤식 측은 즉각 반발했다.
백윤식은 즉시 해당 도서의 출판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과거 결별 당시 ‘사생활을 유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작성한 합의서를 근거로 내세웠다.

긴 법정 공방 끝에 2024년 7월, 대법원은 백윤식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에세이의 내용이 개인의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책 내용 중 백윤식과의 성관계나 건강 상태 등 지극히 사적인 부분은 삭제해야 하며, 이미 배포된 서적은 회수하여 폐기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공인이 아닌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폭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현재 K 기자는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형사 재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뜨거웠던 연인 관계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정을 오가는 진흙탕 싸움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공인과 그 주변인의 사생활 경계가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화두를 던졌다. ‘알권리’ 혹은 ‘자기 치유를 위한 기록’이라는 명목하에 타인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엄단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됐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