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 시절, 이선희는 자신에게 곡을 줄 작곡가를 찾아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하지만 당시 이름 없는 무명 가수에 불과했던 그녀에게 선뜻 곡을 내어주는 작곡가는 어디에도 없었다.
과거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선희의 회상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 무렵 그녀가 노래할 기회를 찾기 위해 한 음악 사무실을 찾아간다.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거란 기대와 달리 “한 달 수강료로 얼마를 낼 수 있냐”는 요구가 돌아왔다. 수강료를 낼 형편이 안 돼 아쉬움을 머금고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무명 작곡가였던 이세건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는 “오늘 열심히 돌았는데 아무도 내 노래를 안 부르겠다고 한다”며 좌절감에 차 악보 뭉치를 쓰레기통에 내다 버렸다.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멜로디였지만, 음악을 향한 갈망이 컸던 고2 소녀에게 버려지는 악보들은 그 자체로 설렘이자 희망이었다.
이선희는 악보 더미를 움켜쥐며 “제가 불러도 되냐”고 물었고, 작곡가는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마음대로 부르라”고 답했다. 당시 버려진 수많은 악보 중 그녀의 마음에 가장 깊이 와닿았던 곡이 바로 훗날의 명곡 ‘J에게’였다.

이선희는 이 악보 뭉치를 3년 동안 애지중지 간직하다 1984년 MBC 강변가요제에 들고나가 당당히 대상을 거머쥐었다.
휴지조각이 될 뻔한 악보가 대한민국 가요계를 뒤흔든 ‘국민가요’로 화려하게 부활한 순간이었다. 데뷔와 동시에 신드롬을 일으킨 이선희는 강변가요제 출전 이후 발생한 저작권료 등은 모두 이세건 작곡가에게 돌아가도록 조치했다.

이 같은 한 편의 영화 같은 명곡의 탄생 사연에 누리꾼들은 “버려진 악보에서 명곡을 알아본 안목이 소름 돋는다”, “이세건 작곡가는 이선희에게 평생 고마워해야 할 듯”,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노래가 진짜 좋다”, “명곡은 어떻게든 세상의 빛을 보게 되는구나” 등의 뜨거운 반응을 쏟아내며 불후의 명곡이 가진 남다른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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