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이 왕사남 최대 피해자로 불리는 이유

영화 왕사남 개봉 직후 세조가 묻힌 광릉에 악플이 쏟아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영화 속에는 세조라는 인물이 전혀 등장하지 않아 실소를 자아낸다. 이 황당한 사태를 바라보며 전혀 웃지 못하는 단 한 명의 인물이 배우 김남길이다.
김남길은 개봉을 앞둔 영화 몽의도원에서 직접 세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제작 과정에서 수양대군을 단순한 대상화로 치부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왕사남의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인해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과거 수양대군의 이미지는 영화 관상에 출연했던 배우 이정재가 독점하고 있었다. 당시 이정재는 왕이 되기 전 수양의 모습을 강렬하게 그려내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김남길은 이 강력한 선입견을 탈피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세조 캐릭터를 구축하고자 했다.

현재 김남길 앞에는 이정재라는 벽을 넘어 왕사남이라는 더 거대한 장애물이 나타났다. 세조가 직접 등장하지도 않는 영화가 세조의 부정적 이미지를 견고하게 굳혀버린 것이다. 배우 입장에서는 시작도 하기 전에 캐릭터의 방향성이 대중에 의해 결정된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왕사남을 통해 단종 캐릭터는 이미 배우 박지훈으로 완벽히 고착되었다. 박지훈이 남긴 단종의 잔상은 관객들에게 어마어마한 시각적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다. 몽의도원에도 단종이 등장할 예정이라 새로운 배우의 연기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지금 시점에서 박지훈의 단종을 대체할 연기자를 찾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전성기 시절의 어떤 명배우를 데려와도 박지훈의 잔상을 지우기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관객들은 이미 특정 배우의 얼굴을 실제 역사 속 인물과 동일시하고 있다.

영화 몽의도원은 다가오는 올해 하반기에 극장가 개봉을 확정 짓고 준비 중이다. 관객들의 머릿속에 세조는 악당이며 단종은 박지훈이라는 인식이 최고조에 달할 시기다. 김남길은 가장 불리한 여건 속에서 대중의 고정관념이라는 파도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결국 왕사남의 흥행은 차기작을 준비하던 김남길에게 예상치 못한 치명타를 입혔다. 역사적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로서 가혹한 비교와 평가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세조를 향한 대중의 분노가 김남길의 연기 변신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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