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를 저버렸을 경우 상속권을 제한하는 일명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이 27일 여야 합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은 대표적인 민생 법안으로 꼽히며, 법사위 전체 회의를 거쳐 28일 본회의에서 무난히 의결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구하라법’은 △미성년자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 직계비속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상속권 상실 선고 사유가 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2019년 사망한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오빠 구호인 씨가 입법을 청원하면서 ‘구하라법’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는데요.
구호인 씨는 어린 구하라를 버리고 가출했던 친모가 구하라 사망 이후 상속재산의 절반을 가져가려 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법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구하라법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임기 만료로 폐기됐는데요.
이후 법무부가 2022년 6월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약 2년 2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구하라법의 법사위 통과에는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요.
헌재는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형제자매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유산 상속을 강제하는 유류분 제도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친부모라도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학대 등 범죄를 저지른 경우 유산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를 신설했는데요.
이로써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될 전망입니다.
구하라법의 국회 통과는 유사한 상황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다른 사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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